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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기술

고전압 양극재의 전해액 산화 억제 기술

LNMO 스피넬 구조와 5V급 고전압 특성 분석

LiNi₀.₅Mn₁.₅O₄(LNMO)는 스피넬 구조를 갖는 고전압 양극재로, 4.7V vs Li/Li⁺의 높은 작동 전압에서 약 130-140mAh/g의 용량을 제공한다. 이 소재의 결정구조는 Fd3m 공간군의 입방정계 스피넬 구조로, 리튬이온이 8a 사이트(사면체 배위), 전이금속이 16d 사이트(팔면체 배위), 산소가 32e 사이트에 위치한다. LNMO의 격자 상수는 약 8.17Å이며, 이는 전통적인 LiMn₂O₄ 스피넬(8.25Å)보다 작아 더 치밀한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LNMO는 우수한 구조 안정성과 높은 에너지밀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LNMO에서 전기화학 반응은 주로 니켈의 Ni²⁺/Ni⁴⁺ 산화환원 쌍에 의해 진행되며, 망간은 Mn⁴⁺ 상태로 고정되어 구조 안정화 역할을 담당한다. 4.7V 전압 플래토는 니켈의 2전자 산화환원 반응(Ni²⁺ ↔ Ni⁴⁺ + 2e⁻)에 해당하며, 이는 LiCoO₂의 3.9V나 NCM의 3.7V보다 훨씬 높은 전압이다. 고전압 특성으로 인해 LNMO는 기존 양극재 대비 약 20-30% 높은 에너지밀도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전해액의 산화 분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LNMO의 고전압 특성은 전해액 구성 성분들의 산화 안정성 한계를 초과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카보네이트 기반 전해액의 산화 안정성은 4.2-4.3V 수준이며, 4.5V 이상에서는 급격한 분해가 시작된다. 특히 에틸렌 카보네이트(EC)는 4.7V에서 심각한 산화 분해를 겪으며, 이는 CO₂, CO, 에틸렌 가스 등의 발생과 함께 전극 표면에 저항층을 형성한다. 디메틸 카보네이트(DMC)와 에틸 메틸 카보네이트(EMC) 같은 선형 카보네이트도 4.5V 이상에서 산화되어 알코올과 CO₂를 생성한다.

 

LiPF₆ 염의 분해도 고전압에서 심각한 문제가 된다. 4.5V 이상에서는 PF₆⁻ 이온이 산화되어 PF₅와 F⁻ 이온을 생성하고, PF₅는 미량의 수분과 반응하여 HF를 형성한다. 생성된 HF는 양극재 표면의 금속이온을 용해시켜 구조를 파괴하고, 동시에 알루미늄 집전체를 부식시킨다. 이러한 연쇄 반응으로 인해 LNMO를 사용한 셀은 급격한 용량 감소와 임피던스 증가를 보이며, 50-100 사이클 내에 실용 수준 이하로 성능이 저하된다. 따라서 LNMO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해액의 산화 안정성 확보가 가장 핵심적인 기술 과제이다.

 

고전압 양극재의 전해액 산화 억제 기술

 

전해액 산화 분해 메커니즘과 부반응 생성물 분석

고전압에서 전해액 산화 분해는 복잡한 다단계 반응을 통해 진행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전해액 분자들이 양극 표면에서 전자를 잃어 라디칼 양이온을 형성한다. EC의 경우 4.4V에서 EC•⁺ 라디칼 양이온이 생성되기 시작하며, 이는 불안정한 중간체로서 빠르게 후속 반응을 일으킨다. EC•⁺는 탈양성자화 반응을 통해 CO₂와 에톡시 라디칼을 생성하거나, 다른 EC 분자와 반응하여 에틸렌 글리콜 디카보네이트 같은 중합체를 형성한다. 이러한 산화 분해 반응은 4.6V 이상에서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되어 LNMO의 작동 전압인 4.7V에서는 매우 심각한 수준에 달한다.

 

DMC와 EMC의 산화 분해는 상대적으로 낮은 4.3-4.4V에서 시작된다. DMC•⁺ 라디칼 양이온은 메톡시 라디칼과 CO₂로 분해되며, 생성된 메톡시 라디칼은 추가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켜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일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해 산물을 생성한다. EMC의 경우에도 유사한 메커니즘을 따르지만, 비대칭적인 분자 구조로 인해 메톡시 라디칼과 에톡시 라디칼을 모두 생성할 수 있어 더 복잡한 분해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알킬 라디칼들은 높은 반응성을 가져 양극재 표면과 반응하여 유기 부반응층을 형성한다.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GC-MS)을 이용한 분해 산물 분석 결과, LNMO 양극을 사용한 셀에서는 CO₂, CO, C₂H₄, CH₄, C₂H₆ 등 다양한 기체가 검출된다. CO₂는 카보네이트 용매의 직접적인 산화 분해로 생성되며, 4.7V 충전 시 전체 가스 생성량의 60-70%를 차지한다. CO는 CO₂의 추가적인 환원이나 알코올의 산화로 생성되며, 약 15-20%의 비율을 나타낸다. 탄화수소 가스들은 주로 알킬 라디칼들의 디스프로포셔네이션 반응에 의해 생성되며, 이들의 존재는 전해액 분해가 단순한 산화 반응을 넘어서 복잡한 라디칼 연쇄 반응을 포함함을 의미한다.

 

고분해능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분석을 통해 LNMO 표면의 부반응층 형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초기 형성 단계에서는 전하전달저항이 주로 증가하며, 이는 얇은 유기 분해층의 형성을 의미한다. 사이클이 진행됨에 따라 저주파수 영역의 임피던스가 크게 증가하는데, 이는 두꺼운 저항층의 성장과 이온 확산 방해를 나타낸다. 특히 4.7V에서 100시간 보관 후 측정한 EIS에서는 초기 대비 전하전달저항이 5-10배 증가하며, 이는 심각한 표면 부반응층 형성을 의미한다. X선 광전자 분광법(XPS) 분석 결과, 부반응층은 주로 Li₂CO₃, ROCO₂Li, 폴리카보네이트 중합체, 그리고 LiF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모두 전해액 산화 분해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첨가제 기반 산화 억제 기술과 보호층 형성 메커니즘

LNMO용 전해액의 산화 안정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첨가제가 개발되었으며, 이들은 크게 희생적 산화 첨가제와 보호층 형성 첨가제로 분류된다. 트리스(트리메틸실릴) 포스파이트(TMSPi)는 가장 효과적인 희생적 산화 첨가제 중 하나로, 4.0V에서 전해액 용매보다 우선적으로 산화되어 보호막을 형성한다. TMSPi의 산화 반응은 (CH₃)₉Si₃PO₄ → [(CH₃)₉Si₃PO₄]•⁺ + e⁻ 경로로 진행되며, 생성된 라디칼 양이온은 가수분해와 축합 반응을 통해 실리코포스페이트 보호층을 만든다. 이 보호층은 두께 2-5nm로 매우 얇지만 전해액과 양극재의 직접 접촉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TMSPi의 최적 농도는 0.5-2wt%이며, 1wt% 농도에서 최적의 효과를 보인다. 이 농도에서 LNMO/Li 셀의 100사이클 후 용량 유지율은 60%에서 85%로 향상되며, 임피던스 증가율도 50% 이상 감소한다. TMSPi의 작용 메커니즘을 상세히 분석하면, 초기 산화로 생성된 (CH₃)₃SiOH와 H₃PO₄ 등이 양극 표면과 반응하여 Si-O-M 및 P-O-M (M = Ni, Mn) 결합을 형성한다. 이러한 공유결합은 기계적으로 안정하여 충방전 과정에서도 유지되며, 동시에 리튬이온 전도성을 가져 성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트리스(트리메틸실릴) 보레이트(TMSB)는 TMSPi와 유사하지만 붕소 기반의 보호층을 형성하는 첨가제이다. TMSB는 4.2V에서 산화되기 시작하여 (CH₃)₉Si₃BO₃ 구조의 보호막을 만든다. 붕산염 보호층은 인산염보다 높은 이온전도도(10⁻⁷ S/cm)를 가져 저항 증가를 더욱 억제할 수 있다. TMSB의 최적 농도는 0.3-1.5wt%로 TMSPi보다 낮으며, 특히 고온(60°C) 조건에서 TMSPi보다 우수한 안정성을 보인다. TMSB와 TMSPi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상승 효과가 나타나며, TMSB 0.5wt% + TMSPi 1wt% 조합에서 단독 사용 대비 20-30%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다.

 

숙시노니트릴(SN)과 글루타로니트릴(GN) 같은 디니트릴 화합물은 4.4V 이상의 극고전압에서도 안정한 보호층을 형성할 수 있다. 이들 첨가제는 고전압에서 중합반응을 통해 폴리니트릴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이는 매우 치밀하고 안정한 구조를 가진다. SN의 중합 반응은 NC-CH₂-CH₂-CN → [-NC-CH₂-CH₂-CN-]ₙ 형태로 진행되며, 생성된 중합체는 전기화학적으로 불활성이면서도 리튬이온 전도성을 유지한다. SN의 최적 농도는 1-3wt%이며, 이 농도에서 5V까지의 고전압 충전에서도 안정한 성능을 보인다. 디니트릴 첨가제의 장점은 형성되는 보호층이 온도 변화에 대해 매우 안정하여 -20°C에서 80°C까지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보호 효과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전해질 염 최적화와 용매 조성 개선 전략

LNMO용 전해액의 산화 안정성 향상을 위해서는 LiPF₆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전해질 염의 개발이 필요하다. 리튬 비스(플루오로설포닐)이미드(LiFSI)는 LiPF₆보다 높은 산화 안정성을 가진 대안 염으로, 5.2V까지 안정하여 LNMO의 작동 전압 범위를 완전히 커버할 수 있다. LiFSI의 FSI⁻ 음이온은 강한 전자 끌어당기는 그룹으로 인해 HOMO 에너지 준위가 낮아 산화에 대한 저항성이 크다. LiFSI 1M 농도에서 LNMO/Li 셀은 200사이클 후에도 90% 이상의 용량 유지율을 보이며, 이는 LiPF₆ 기반 전해액의 70% 대비 현저히 개선된 수치이다.

 

리튬 디플루오로(옥살레이토)보레이트(LiDFOB)는 LiFSI보다는 산화 안정성이 낮지만(4.8V) 여전히 LNMO 적용에 충분한 수준이며, 알루미늄 집전체에 대한 부식성이 낮다는 장점을 가진다. LiDFOB는 옥살레이토 리간드의 킬레이트 효과로 인해 양극 표면에 안정한 보호층을 형성할 수 있다. 이 보호층은 주로 Li₂C₂O₄와 LiF로 구성되며, 두께 1-3nm의 얇은 층임에도 불구하고 전해액 산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LiDFOB의 최적 농도는 0.3-0.7M이며, LiPF₆와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 LiPF₆ 0.6M + LiDFOB 0.4M 조합에서 최적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

 

리튬 테트라플루오로보레이트(LiBF₄)는 경제성이 우수한 대안 염으로, BF₄⁻ 음이온의 높은 산화 안정성(5.0V)으로 인해 LNMO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LiBF₄는 상온에서 낮은 용해도(0.8M)를 가져 높은 이온전도도 달성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C(프로필렌 카보네이트)나 γ-부티로락톤 같은 고극성 용매를 혼합하여 용해도를 향상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LiBF₄ 기반 전해액에서는 불소 도핑된 보레이트 보호층이 형성되며, 이는 양극 표면의 전이금속 용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용매 조성 최적화에서는 산화 안정성이 높은 용매들의 조합이 핵심이다. 설포란(sulfolane)과 3-메틸설포란은 6V 이상의 높은 산화 안정성을 가진 용매로, LNMO 적용에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들 용매는 높은 점도(25°C에서 10cP 이상)로 인해 이온전도도가 낮아 단독 사용은 어렵다. 따라서 설포란 30-50%와 저점도 용매인 DMC나 EMC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포란 40% + DMC 30% + EMC 30% 조성에서 4.8V에서의 안정성과 적절한 이온전도도(5mS/cm)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아디포니트릴(ADN)은 극고전압(5.5V)까지 안정한 용매로, LNMO뿐만 아니라 차세대 5V급 양극재에도 적용 가능하다. ADN의 시아노기는 강한 전자 끌어당기는 특성으로 인해 분자의 HOMO 준위를 낮춰 산화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ADN은 또한 우수한 난연성을 가져 안전성 개선에도 기여한다. ADN 50% + EC 25% + DMC 25% 조성의 전해액에서 LNMO는 500사이클 후에도 85% 이상의 용량 유지율을 보이며, 이는 기존 카보네이트 기반 전해액 대비 2-3배 향상된 수준이다. 하지만 ADN은 높은 비용과 독성으로 인해 상용화에 제약이 있어, 농도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유지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