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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기술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양극재의 니켈 함량 증가에 따른 열안정성 변화

NCM 삼원계 양극재의 결정구조와 니켈 함량별 조성 특성

NCM(Nickel Cobalt Manganese) 삼원계 양극재는 LiNi₁₋ₓ₋ᵧCoₓMnᵧO₂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층상 리튬 전이금속 산화물이다. 이 소재는 α-NaFeO₂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R3m 공간군의 육방정계 구조를 가지며, 리튬이온이 위치하는 3a 사이트, 전이금속이 차지하는 3b 사이트, 그리고 산소가 배치되는 6c 사이트로 구성된다. 전이금속 층과 리튬 층이 교대로 적층된 구조에서 리튬이온의 2차원 확산이 가능하여 높은 이온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다.

 

니켈 함량에 따라 NCM은 여러 조성으로 분류된다. NCM111(Li(Ni₁/₃Co₁/₃Mn₁/₃)O₂)은 세 전이금속이 동일한 비율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안정한 구조를 가진다. NCM523(Li(Ni₀.₅Co₀.₂Mn₀.₃)O₂)은 니켈 함량을 50%까지 증가시켜 용량을 향상시킨 조성이며, NCM622(Li(Ni₀.₆Co₀.₂Mn₀.₂)O₂)는 니켈 비중을 더욱 높인 형태이다. 최근에는 NCM811(Li(Ni₀.₈Co₀.₁Mn₀.₁)O₂)과 NCM900 시리즈까지 개발되어 300mAh/g 이상의 높은 용량을 달성하고 있다.

 

니켈 함량 증가는 양극재의 전기화학적 특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니켈은 Ni²⁺/Ni³⁺ 및 Ni³⁺/Ni⁴⁺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리튬이온당 약 0.7-0.8개의 전자를 제공할 수 있어 높은 비용량을 구현한다. 반면 코발트는 Co³⁺/Co⁴⁺ 반응만 이용 가능하고, 망간은 Mn⁴⁺ 상태에서 전기화학적으로 불활성이므로 구조 안정화 역할만 수행한다. 따라서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이론 용량이 증가하지만, 동시에 구조적 불안정성도 커지는 상충 관계가 존재한다.

 

결정구조 분석 결과, 니켈 함량이 증가할수록 격자 상수가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a축 길이는 니켈 이온 반지름이 코발트나 망간보다 크기 때문에 증가하는 반면, c축 길이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리튬이온의 확산 경로에 영향을 미치며, 니켈 함량이 높은 조성에서는 리튬이온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질 수 있다. 또한 니켈과 리튬의 이온 반지름이 유사하여 양이온 혼합(cation mixing) 현상이 발생하기 쉬워지는데, 이는 용량 감소와 레이트 특성 저하의 원인이 된다.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양극재의 니켈 함량 증가에 따른 열안정성 변화

 

고니켈 NCM 양극재의 열분해 메커니즘과 안정성 분석

고니켈 NCM 양극재의 열안정성은 충전 상태에서 급격히 저하되는 특성을 보인다. 완전 충전된 상태에서 NCM 양극재는 리튬이 거의 완전히 탈리된 NiO₂ 구조에 가까워지는데, 이때 Ni⁴⁺ 이온이 불안정하여 열분해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열분해는 주로 150-250°C 온도 범위에서 시작되며,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분해 시작 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NCM111의 경우 약 240°C에서 열분해가 시작되지만, NCM811은 약 180°C에서부터 분해 반응이 관찰된다.

 

열분해 과정에서 일어나는 주요 반응은 층상 구조에서 스피넬 구조로의 상전이와 산소 방출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LiNiO₂ → Li₀.₅NiO₂ + 0.25Li₂O + 0.125O₂ 반응이 진행되어 산소가 방출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150-200°C 온도에서 층상-스피넬 상전이가 발생하며, Li₀.₅NiO₂ → 0.5LiNi₂O₄ + 0.25Ni₂O₃ + 0.125O₂ 반응을 통해 추가적인 산소 방출과 함께 스피넬상이 형성된다. 최종적으로는 300°C 이상에서 NiO와 Co₃O₄ 같은 암염 구조의 산화물로 분해된다.

 

산소 방출량은 니켈 함량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진다. NCM111에서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도 전체 산소 함량의 약 5-8%만이 방출되지만, NCM811에서는 15-20%까지 증가한다. 이렇게 방출된 산소는 전해액과 반응하여 CO₂, CO, H₂O 등의 기체를 생성하며, 심각한 경우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방출된 산소는 강력한 산화제 역할을 하여 전해액의 연소를 촉진시키므로, 고니켈 양극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산소 방출 억제가 필수적이다.

 

미세구조 변화 관점에서 보면, 열분해 과정에서 입자 균열과 표면 재구성이 동시에 일어난다. 고니켈 NCM은 충방전 과정에서 약 2-4%의 부피 변화를 겪는데, 반복적인 부피 변화로 인해 1차 입자 간 미세균열이 발생한다. 이러한 균열은 전해액 침투 경로를 제공하여 추가적인 부반응을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열안정성을 더욱 저하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또한 표면에서는 암염상 NiO와 Li₂CO₃ 같은 불순물층이 형성되어 이온 전달을 방해하고 저항을 증가시킨다.

 

니켈 함량별 열분해 온도와 발열량 정량적 평가

열분석 기술을 통한 정량적 평가 결과, 니켈 함량 증가에 따른 열안정성 저하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시차주사열량계(DSC) 분석에서 NCM111은 약 240°C에서 첫 번째 발열 피크를 보이며, 발열량은 약 400-500 J/g 수준이다. NCM523의 경우 220°C에서 발열이 시작되어 발열량이 600-700 J/g으로 증가한다. NCM622는 200°C, 800-900 J/g의 특성을 나타내며, NCM811에서는 180°C에서 1000-1200 J/g의 높은 발열량을 기록한다.

 

열중량분석(TGA) 결과는 질량 감소 패턴을 통해 분해 과정을 더 상세히 보여준다. NCM111에서는 200-300°C 구간에서 약 3-4%의 질량 감소가 관찰되며, 이는 주로 산소 방출에 기인한다. NCM523과 NCM622에서는 각각 5-6%, 7-8%의 질량 감소를 보인다. NCM811의 경우 가장 높은 10-12%의 질량 감소를 나타내며, 이는 심각한 구조 붕괴와 산소 방출이 일어남을 의미한다. 특히 150-180°C의 저온 구간에서 시작되는 초기 질량 감소는 고니켈 조성의 특징적인 현상으로, 표면 불순물과 구조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가속속도열량계(ARC) 측정을 통한 열폭주 특성 평가에서는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NCM111은 자가가속분해온도(SADT)가 약 280°C로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을 나타낸다. 하지만 NCM811의 SADT는 200-220°C로 크게 낮아져, 실제 배터리 운용 온도인 60-80°C에서도 안전 마진이 크게 줄어든다. 최대 발열 속도는 NCM111에서 약 50°C/min인 반면, NCM811에서는 200°C/min 이상으로 증가하여 열폭주 시 온도 상승 속도가 4배 이상 빨라진다.

 

전기화학적 임피던스 분광법(EIS)을 이용한 온도별 저항 변화 분석 결과, 고니켈 조성일수록 온도 상승에 따른 저항 증가율이 높다. 25°C 기준으로 NCM111의 전하전달저항은 약 50Ω이지만, 80°C에서는 100Ω으로 증가한다. 반면 NCM811은 25°C에서 80Ω, 80°C에서 200Ω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고온에서의 성능 저하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저항 증가는 표면 부반응층 성장과 이온 확산 속도 저하에 기인하며, 결과적으로 배터리의 출력 특성과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고니켈 NCM 양극재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첨가제와 코팅 기술

고니켈 NCM 양극재의 열안정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원소 도핑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알루미늄 도핑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Al³⁺ 이온이 전이금속 사이트를 일부 치환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Al 도핑량은 일반적으로 1-3mol% 범위에서 최적화되며, 과도한 도핑은 오히려 용량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알루미늄 도핑된 NCM811의 경우 열분해 시작 온도가 180°C에서 200°C로 상승하고, 발열량도 약 20-30% 감소하는 효과를 보인다.

 

티타늄과 지르코늄 도핑도 효과적인 안정화 방법이다. Ti⁴⁺와 Zr⁴⁺ 이온은 상대적으로 큰 이온 반지름을 가져 격자를 안정화시키고, 높은 전기음성도로 인해 산소 결합을 강화시킨다. 특히 Zr 도핑은 고전압에서의 상안정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4.5V 이상의 고전압 충전에서도 층상 구조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중 도핑 기술도 개발되고 있는데, Al-Ti 공동 도핑이나 Al-Zr 공동 도핑을 통해 단일 도핑보다 향상된 안전성을 얻을 수 있다.

 

표면 코팅 기술은 양극재 입자 표면을 보호막으로 감싸 전해액과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산화물 코팅이 가장 일반적이며, Al₂O₃, TiO₂, ZrO₂ 등이 사용된다. Al₂O₃ 코팅의 경우 1-3nm 두께로 형성되어 리튬이온은 통과시키지만 전해액 성분의 침투는 차단한다. 코팅층은 원자층증착(ALD)이나 습식 침전법을 통해 형성되며, 균일한 두께와 완전한 표면 덮개 형성이 중요하다. 코팅된 NCM811은 미코팅 대비 80°C에서의 용량 유지율이 85%에서 95%로 크게 향상된다.

 

인산염계 코팅 소재인 AlPO₄나 Li₃PO₄도 주목받는 코팅재이다. 이들은 산화물 코팅보다 높은 이온전도도를 가져 저항 증가를 최소화하면서도 우수한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 특히 Li₃PO₄ 코팅은 리튬이온 공급원 역할도 하여 초기 효율 향상에도 기여한다. 복합 코팅 기술도 개발되고 있는데, 내층에는 이온전도성이 좋은 Li₃PO₄를, 외층에는 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한 Al₂O₃를 적용하는 이중층 구조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유기 코팅재와 고분자 코팅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폴리피롤(PPy)이나 폴리아닐린(PANi) 같은 전도성 고분자는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표면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 또한 자가치유 기능을 갖는 폴리머 코팅은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균열을 스스로 복구하여 장기간 보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코팅 기술들은 고니켈 NCM 양극재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