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조성 분석과 리튬 회수의 기술적 과제
폐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고부가가치 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도시 광산으로 불린다. 전형적인 NCM811 배터리에서 리튬 함량은 배터리 중량의 1.2-1.5%로, 이는 천연 리튬광석(spodumene, 0.4-0.7% Li₂O)보다 2-3배 높은 농도이다. 하지만 리튬은 가장 가벼운 알칼리 금속(원자량 6.94)으로 다른 전이금속들(Co: 58.93, Ni: 58.69, Mn: 54.94)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회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리튬 가격 급등(2021년 톤당 1만달러 → 2022년 8만달러)과 공급망 불안정으로 리튬 회수의 경제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폐배터리 내 리튬의 존재 형태는 양극재 종류에 따라 다르다. LiFePO₄에서는 FePO₄ 격자 내에 Li⁺가 삽입된 형태로, LiCoO₂에서는 층상 구조의 Li층에, NCM에서는 전이금속과 혼합된 층상 구조에 존재한다. 완전 방전 상태에서 리튬은 대부분 양극재에 있지만, 부분 충전 상태에서는 양극과 음극에 분산되어 있다. SEI 층에는 Li₂CO₃, LiF, ROCO₂Li 형태로 리튬이 고정되어 있으며, 전해액 잔여물에는 LiPF₆ 염이 남아있다. 이러한 다양한 존재 형태로 인해 단일한 용해 조건으로 모든 리튬을 효율적으로 추출하기 어렵다.
기존 습식제련(hydrometallurgy) 공정에서는 황산이나 질산 같은 강산을 사용하여 모든 금속을 비선택적으로 용해시킨 후, 용매추출이나 침전법으로 분리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다량의 산을 소모하고(배터리 중량의 3-5배), 폐산 처리 비용이 크며, 리튬과 다른 금속의 분리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리튬은 이온 반지름이 작고(0.76Å) 수화 반지름이 커서(3.82Å) 일반적인 용매추출제에 잘 추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리튬을 선택적으로 용해시키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이는 공정 단순화와 경제성 향상에 핵심적이다.
리튬 회수의 또 다른 과제는 불순물과의 분리이다. 알루미늄과 구리는 집전체에서, 철과 망간은 케이스에서 용해되어 리튬 정제를 방해한다. 특히 알루미늄은 pH 4-9 범위에서 Al(OH)₃ 침전을 형성하여 리튬 화합물을 오염시킨다. 불소는 LiPF₆와 LiF에서 유래하여 리튬 침전 시 LiF를 형성하여 회수율을 저하시킨다. 인산은 LiFePO₄에서 대량 방출되어 다른 금속과 인산염 침전을 만들어 분리를 복잡하게 한다. 따라서 선택적 용해 기술은 리튬만을 우선적으로 용해시키면서 불순물 용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선택적 용해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 공정에서 사용되는 강산은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야기하며, 작업자 안전에도 위험하다. 또한 산 중화 과정에서 대량의 석회석이 소모되고 석고 슬러지가 발생하여 2차 폐기물 문제를 야기한다. 선택적 용해 기술은 온화한 조건에서 작동하여 환경 부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탄소 발자국 관점에서도 에너지 집약적인 고온 용해 과정을 저온에서 수행할 수 있어 전체 재활용 공정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산성 조건에서의 선택적 리튬 용해 메커니즘
약산성 조건(pH 2-4)에서의 선택적 리튬 용해는 리튬의 높은 이온화 에너지와 작은 이온 반지름 특성을 활용한다. 구연산(citric acid)을 사용한 리튬 선택적 용해에서는 구연산의 킬레이트 형성 능력이 핵심 역할을 한다. 구연산은 3개의 카르복실기(-COOH)와 1개의 하이드록실기(-OH)를 가져 다양한 금속과 킬레이트를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Li⁺는 킬레이트 형성 능력이 매우 약하여(stability constant < 1) 구연산과 안정한 착물을 형성하지 않는다. 반면 Co²⁺, Ni²⁺, Mn²⁺는 구연산과 강한 킬레이트(log K > 5)를 형성하여 pH 3-4에서도 용해되지 않고 고체로 남는다.
LiCoO₂의 선택적 용해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LiCoO₂ + C₆H₈O₇ + H⁺ → Li⁺ + Co-citrate complex + H₂O. 이 반응에서 코발트는 구연산과 킬레이트를 형성하여 고체 상태로 잔류하고, 리튬만 수용액으로 용해된다. 반응 온도 70-90°C, pH 2.5-3.5 조건에서 리튬 용해율 85-95%, 코발트 용해율 5% 이하를 달성할 수 있다. NCM의 경우 반응이 더 복잡한데, Ni과 Mn도 구연산과 킬레이트를 형성하지만 안정도가 달라 선택적 용해가 가능하다. Li⁺ > Ni²⁺ > Mn²⁺ > Co²⁺ 순으로 용해되며, 적절한 pH와 온도 제어로 리튬 선택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옥살산(oxalic acid)을 이용한 선택적 용해는 다른 메커니즘을 따른다. 옥살산은 강한 환원제로 작용하여 고가의 전이금속을 저가 상태로 환원시키면서 동시에 리튬을 선택적으로 용해한다. LiCoO₂ + C₂H₂O₄ → Li⁺ + Co²⁺ + CO₂ + H₂O 반응에서 Co³⁺가 Co²⁺로 환원되면서 결정구조가 파괴되어 리튬이 방출된다. 하지만 Co²⁺는 옥살산과 CoC₂O₄ 침전을 형성하여 용액에서 제거된다. 이 방법은 50-60°C의 낮은 온도에서도 효과적이며, 리튬 회수율 9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비타민 C)은 친환경 선택적 용해제로 주목받고 있다. 강한 환원성(E° = 0.08V)을 가져 전이금속의 원자가를 낮추면서 리튬 용해를 촉진한다. 또한 생분해성이 우수하여 환경친화적이다. NCM811에서 아스코르브산 용해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LiNi₀.₈Co₀.₁Mn₀.₁O₂ + C₆H₈O₆ + H⁺ → Li⁺ + reduced metal oxides + dehydroascorbic acid. 반응에서 Ni⁴⁺→Ni²⁺, Co³⁺→Co²⁺로 환원되면서 결정구조가 붕괴하고 리튬이 우선적으로 용해된다. pH 4-5, 온도 60-80°C에서 리튬 용해율 88-92%를 달성할 수 있다.
초음파 보조 용해는 선택성과 속도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20-40kHz 주파수의 초음파는 캐비테이션 효과를 통해 미세한 기포를 생성하고 붕괴시켜 국부적 고온·고압을 발생시킨다. 이는 고체-액체 계면에서 물질전달을 크게 향상시켜 용해 속도를 3-5배 증가시킨다. 또한 음향 스트리밍 효과로 확산층을 파괴하여 신선한 용액이 계속 공급되도록 한다. 구연산-초음파 조합에서는 반응 시간을 4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하면서도 리튬 회수율을 93%에서 96%로 향상시킬 수 있다. 마이크로웨이브 가열과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인데, 선택적 가열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반응 속도를 가속화한다.
알칼리 조건에서의 선택적 리튬 침출 공정
알칼리 조건에서의 리튬 선택적 용해는 리튬의 양성(amphoteric) 특성을 이용한다. 리튬은 강알칼리 조건(pH > 12)에서 LiOH 형태로 잘 용해되는 반면, 대부분의 전이금속들은 수산화물 침전을 형성한다. 수산화나트륨(NaOH) 용액을 사용한 선택적 용해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LiCoO₂ + NaOH → LiOH + NaCoO₂. 생성된 LiOH는 물에 잘 용해되지만 NaCoO₂는 상대적으로 용해도가 낮아 분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높은 온도(200-250°C)와 고농도 알칼리(8-12M NaOH)가 필요하여 에너지 소모가 크고 장비 부식 문제가 있다.
수산화리튬(LiOH) 용액을 이용한 동종 금속 교환 반응은 더 온화한 조건에서 선택적 용해를 달성할 수 있다. LiCoO₂ + LiOH → Li₂CoO₃ → 2Li⁺ + CoO₂²⁻ 반응에서 외부에서 공급된 Li⁺가 양극재 내부의 Li⁺와 교환되면서 구조를 불안정화시킨다. 이 방법은 120-150°C, 2-4M LiOH 조건에서 리튬 회수율 9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장점은 별도의 산이나 환원제가 불필요하고, 회수된 리튬이 이미 LiOH 형태로 고순도라는 점이다. 단점은 LiOH 시약 비용이 높고, 과량 사용 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탄산나트륨(Na₂CO₃)을 이용한 로스팅-수침(roasting-water leaching) 공정은 산업적으로 유망한 방법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 분쇄된 폐배터리를 Na₂CO₃와 혼합하여 800-900°C에서 로스팅한다: LiCoO₂ + Na₂CO₃ → Li₂CO₃ + Na₂CoO₃ + CO₂. 생성된 Li₂CO₃는 물에 잘 용해되지만(1.3g/100ml at 25°C) Na₂CoO₃는 용해도가 낮아 물로 선택적 침출이 가능하다. 두 번째 단계에서 로스팅 잔여물을 물로 침출하면 리튬만 선택적으로 용해된다. 이 방법은 80-85°C, 6시간 침출 조건에서 리튬 회수율 92-95%를 달성할 수 있다. Na₂CO₃는 저렴하고(톤당 200-300달러) 재활용 가능하여 경제성이 우수하다.
황산리튬(Li₂SO₄) 기반 선택적 용해는 황산이온의 킬레이트 효과를 이용한다. Li₂SO₄는 물에 대한 용해도가 매우 높고(26g/100ml at 25°C), 다른 금속 황산염보다 용해도가 훨씬 크다. LiCoO₂ + Li₂SO₄ + H₂O → 3Li⁺ + SO₄²⁻ + CoOOH + OH⁻ 반응에서 리튬은 황산이온과 함께 용액으로 이동하고, 코발트는 수산화물 형태로 고체에 잔류한다. pH 8-10, 온도 90-110°C 조건에서 리튬 용해율 85-90%를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중성에 가까운 pH에서 작동하여 장비 부식이 적고, 회수된 리튬이 바로 Li₂SO₄ 형태로 재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scCO₂)를 이용한 선택적 추출은 새로운 친환경 기술이다. scCO₂(압력 > 74bar, 온도 > 31°C)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적 성질을 가져 확산성이 높고 점도가 낮다. 물과 함께 사용하면 약산성(pH 3-4) 조건이 되어 리튬의 선택적 용해가 가능하다. CO₂ + H₂O ⇌ H₂CO₃ ⇌ H⁺ + HCO₃⁻ 반응으로 생성된 산이 리튬 용해를 촉진한다. LiCoO₂ + scCO₂ + H₂O → Li⁺ + HCO₃⁻ + CoO₂ 반응에서 리튬은 탄산수소이온과 함께 수상으로 이동한다. 100-150°C, 150-200bar 조건에서 리튬 회수율 80-88%를 달성할 수 있다. CO₂는 압력 해제만으로 쉽게 회수되어 재사용 가능하며, 독성이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이온성 액체와 딥 유테틱 용매를 활용한 친환경 용해
이온성 액체(Ionic Liquids, ILs)는 실온에서 액체 상태인 유기 염으로, 기존 분자성 용매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용매이다. 매우 낮은 증기압(<10⁻⁸ Pa), 높은 열적 안정성(>300°C), 넓은 액체 범위(-80~400°C), 그리고 조절 가능한 용해도 특성을 가진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에서는 양이온과 음이온의 조합을 조절하여 리튬에 대한 선택적 용해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1-부틸-3-메틸이미다졸리움 클로라이드([Bmim]Cl)는 리튬 화합물에 대한 우수한 용해도를 보이며, LiCoO₂를 120°C에서 선택적으로 용해시킬 수 있다.
이온성 액체의 리튬 선택적 용해 메커니즘은 특정 음이온과 리튬 간의 강한 상호작용에 기반한다. 클로라이드 음이온(Cl⁻)은 리튬과 강한 이온-쌍극자 상호작용을 형성하여 [LiCl₂]⁻, [LiCl₃]²⁻ 같은 착음이온을 만든다. 이러한 착이온은 이온성 액체에서 매우 안정하여 리튭 용해도를 크게 증가시킨다. 반면 Co, Ni, Mn 같은 전이금속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호작용만을 보여 용해되지 않는다. 1-에틸-3-메틸이미다졸리움 아세테이트([Emim][Ac])는 아세테이트 음이온의 염기성으로 인해 양극재의 결정구조를 파괴하면서 리튬만 선택적으로 용해시킨다.
딥 유테틱 용매(Deep Eutectic Solvents, DESs)는 수소결합 공여체(HBD)와 수소결합 수용체(HBA)가 특정 비율로 혼합되어 각 성분의 융점보다 훨씬 낮은 융점을 갖는 액체 혼합물이다. 염화콜린(choline chloride)과 우레아를 1:2 몰비로 혼합한 DES는 융점이 12°C로 실온에서 액체이며, 생분해성이고 독성이 낮다. 리튬 선택적 용해에서 염화콜린의 Cl⁻가 리튬과 강한 결합을 형성하고, 우레아의 아민기가 전이금속과 킬레이트를 형성하여 침전시킨다. ChCl:urea DES에서 LiCoO₂는 80°C에서 리튬 용해율 92%, 코발트 용해율 8%의 높은 선택성을 보인다.
산 기반 DES는 더욱 강력한 리튬 용해능을 보인다. 염화콜린과 옥살산을 1:1 몰비로 혼합한 ChCl:OA DES는 융점이 34°C이고, 옥살산의 환원성과 염화이온의 킬레이트 효과가 결합되어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NCM811에서 60°C, 4시간 조건으로 리튬 회수율 89%를 달성하며, 전이금속 용해율은 15% 이하로 억제된다. 말산(malic acid) 기반 DES는 더욱 온화한 조건에서 작동하는데, ChCl:malic acid (1:1) DES는 40°C에서도 효과적인 리튬 용해를 보인다.
당(sugar) 기반 DES는 완전한 친환경 용매로서 주목받고 있다. 염화콜린과 글루코스를 2:1 몰비로 혼합한 ChCl:glucose DES는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고 완전 생분해되며, 식품 부산물로부터 제조 가능하다. 글루코스의 다수 하이드록실기가 전이금속과 킬레이트를 형성하여 리튬 선택성을 향상시킨다. 100°C에서 LiFePO₄로부터 리튬 회수율 85%를 달성하며, 철 용해율은 5% 이하로 매우 낮다. 자일리톨, 소르비톨 같은 다른 당류도 유사한 효과를 보이며, 농업 폐기물 활용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높다.
기능화된 이온성 액체는 특정 금속에 대한 선택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다. 리튬 특이적 크라운 에테르 그룹을 포함한 이미다졸리움 이온성 액체는 리튬에 대해서만 높은 친화도를 보인다. 12-크라운-4 에테르는 Li⁺의 이온 반지름(0.76Å)과 정확히 일치하는 공동 크기(0.6-0.9Å)를 가져 선택적 착화합물을 형성한다. 1-(12-크라운-4-메틸)-3-메틸이미다졸리움 비스(트리플루오로메탄설포닐)이미드 [C4mim-12C4][NTf₂]는 리튬에 대해 1000배 이상의 선택성을 보인다. 하지만 합성 비용이 높아 산업적 적용에는 제약이 있다.
마이크로웨이브 및 초음파 보조 추출 최적화
마이크로웨이브 보조 추출(Microwave-Assisted Extraction, MAE)은 2.45GHz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극성 분자의 쌍극자 회전과 이온 전도를 통해 급속 가열을 달성한다. 기존 가열 방식과 달리 내부에서 외부로 가열되어 열전달 저항이 없고, 균일하고 빠른 온도 상승이 가능하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에서 마이크로웨이브는 양극재 입자 내부를 선택적으로 가열하여 결정격자를 파괴하고 리튬 용해를 촉진한다. 10분의 마이크로웨이브 가열로 4시간의 기존 가열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15-20배 향상된다.
마이크로웨이브 가열에서 유전 손실(dielectric loss)이 핵심 메커니즘이다. 물질의 유전손실은 tanδ = ε″/ε′로 표현되며, ε″는 유전손실계수, ε′는 유전상수이다. 리튬 화합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유전손실을 가져(LiCoO₂: tanδ = 0.05, Li₂CO₃: tanδ = 0.03) 마이크로웨이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반면 알루미늄, 구리 같은 금속은 유전손실이 매우 낮아 거의 가열되지 않아 선택적 가열이 가능하다. 구연산 용액과 마이크로웨이브를 조합한 실험에서 5분 가열로 NCM622로부터 리튬 회수율 94%를 달성했으며, 전이금속 용해는 12% 이하였다.
초음파 보조 추출(Ultrasound-Assisted Extraction, UAE)은 고주파 음파(20-100kHz)의 캐비테이션 효과를 이용한다. 음파의 압축-팽창 주기로 인해 액체 내부에 미세 기포가 생성되고 붕괴하면서 국부적으로 5000K, 1000기압의 극한 조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극한 조건은 고체 표면을 활성화시키고 물질전달 계수를 10-100배 증가시켜 용해 속도를 크게 향상시킨다. 또한 음향 스트리밍과 미세 제트 생성으로 고체-액체 계면의 확산층을 파괴하여 신선한 용액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한다.
초음파 주파수와 출력 최적화는 효율적인 리튬 추출의 핵심이다. 40kHz에서 최적의 캐비테이션 효과를 보이며, 더 높은 주파수(80-100kHz)에서는 캐비테이션 강도가 감소한다. 초음파 출력 밀도는 20-40 W/L가 최적이며, 과도한 출력은 오히려 캐비테이션 기포의 융합으로 효과를 감소시킨다. 펄스 초음파(ON 5초, OFF 2초)가 연속 초음파보다 효과적인데, 이는 기포 생성과 붕괴의 주기를 최적화하고 과도한 가열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구연산-초음파 조합에서 LiCoO₂로부터 1시간 만에 리튬 회수율 91%를 달성할 수 있다.
마이크로웨이브와 초음파의 협력 효과(synergistic effect)는 단독 사용보다 훨씬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마이크로웨이브는 균일한 가열로 반응 속도를 가속하고, 초음파는 물질전달을 촉진하여 두 기술의 장점이 결합된다. MW-UAE 조합에서는 반응 시간을 1/5로 단축하면서도 회수율을 5-10% 향상시킬 수 있다. NCM811 + 구연산 시스템에서 마이크로웨이브(300W) + 초음파(40kHz, 30W/L) 동시 적용 시 30분 만에 리튬 회수율 96%를 달성했다. 에너지 소모량도 기존 열처리 대비 60% 절감되어 경제성이 크게 향상된다.
공정 매개변수 최적화는 반응표면분석법(Response Surface Methodology, RSM)을 통해 수행한다. Box-Behnken 설계를 사용하여 온도(50-90°C), pH(2-5), 고액비(1:10-1:30), 반응시간(30-120분)을 독립변수로, 리튬 회수율과 선택성을 종속변수로 설정한다. 2차 다항식 모델로 최적 조건을 예측하며, ANOVA 분석으로 모델의 유의성을 검증한다. LiCoO₂ + 구연산 + MW-UAE 시스템의 최적 조건은 온도 78°C, pH 3.2, 고액비 1:25, 반응시간 45분으로 도출되었으며, 예측값과 실험값의 오차가 3% 이내였다.
연속식 공정 설계에서는 마이크로웨이브 연속 반응기와 초음파 칼럼을 직렬로 연결한다. 마이크로웨이브 반응기는 관형(tubular) 구조로 설계하여 연속적인 가열이 가능하고, 초음파 칼럼은 다단 설계로 충분한 접촉 시간을 확보한다. 체류시간분포(RTD) 분석을 통해 반응기 성능을 최적화하고, 피스톤 플로우에 가까운 이상적인 흐름을 달성한다. 파일럿 규모(100kg/day) 연속 공정에서 리튬 회수율 92%, 가동율 95% 이상을 달성했으며, 배치식 대비 처리량을 10배 증가시켰다.
분리 정제 공정과 고순도 리튬 화합물 생산
리튬 선택적 용해 후 얻어진 리튬 용액에는 여전히 미량의 전이금속, 알루미늄, 불소 등의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 고순도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제 공정이 필요하다. 용매추출법은 액-액 분배를 이용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리튬에 선택적이지 않은 기존 추출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추출제 개발이 활발하다. TBP(tributyl phosphate)와 FeCl₃의 협력 추출 시스템에서 철이 리튬의 추출을 촉진하는 carrier 역할을 한다: Li⁺ + FeCl₄⁻ + TBP → LiFeCl₄·TBP(org). 하지만 철의 완전한 제거가 어려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크라운 에테르 기반 추출제는 리튬 선택성이 우수하다. 12-크라운-4와 피크르산의 조합은 pH 10-12에서 리튬을 선택적으로 추출한다. 추출 반응은 Li⁺ + 12C4 + picrate⁻ → Li(12C4)⁺·picrate⁻(org)이며, 분배계수는 1000 이상이다. 하지만 크라운 에테르의 높은 비용(kg당 500-1000달러)으로 인해 경제성이 문제이다. 최근에는 재생 가능한 크라운 에테르 고정화 수지 개발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Amberlite XAD-2에 12C4를 고정화한 수지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선택성도 우수하다.
이온교환 수지를 이용한 정제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 중 하나다. 강산성 양이온교환수지(Dowex 50WX8)는 리튬과 불순물 양이온들을 모두 흡착하지만, 용리 과정에서 선택성을 발휘한다. 0.5M HCl로 용리 시 Al³⁺, Fe³⁺가 먼저 용리되고, 1M HCl에서 Co²⁺, Ni²⁺가, 3M HCl에서 Li⁺가 용리된다. 이온교환 용량은 약 5 meq/g이고, 수지 수명은 1000회 이상 재사용 가능하다. 약염기성 음이온교환수지(Amberlite IRA-96)는 불소 이온 제거에 효과적으로, LiF나 HF 형태의 불소를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리튬 제품의 순도를 향상시킨다.
선택적 침전법은 pH와 침전제를 조절하여 불순물만 침전시키는 방법이다. 알루미늄 제거에는 pH 4.5-5.5에서 Al(OH)₃ 침전을 이용하며, 이때 리튬은 용액에 남는다. 철 제거에는 산화제(H₂O₂)를 첨가하여 Fe²⁺를 Fe³⁺로 산화시킨 후 pH 3-4에서 Fe(OH)₃를 침전시킨다. 불소 제거에는 Ca(OH)₂를 첨가하여 CaF₂ 침전을 형성시키며, 과량의 칼슘은 (NH₄)₂CO₃로 제거한다. 이 방법들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면 99% 이상의 불순물 제거가 가능하다.
막분리 기술은 분자 크기 차이를 이용한 정제법으로, 한외여과(UF), 나노여과(NF), 역삼투(RO) 등이 사용된다. 나노여과막(MWCO 200-1000 Da)은 리튬이온(분자량 7)은 통과시키지만 큰 착화합물이나 콜로이드 불순물은 제거한다. 전기투석(ED)은 이온교환막을 이용하여 전기장 하에서 양이온과 음이온을 분리하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화학물질 사용량이 적다. 선택적 전기투석막은 리튬 이온만 우선적으로 투과시켜 고순도 리튬 용액을 얻을 수 있다.
최종 리튬 화합물 생산에서는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로 전환한다. Li₂CO₃ 생산은 Na₂CO₃ 침전을 이용: Li⁺ + CO₃²⁻ → Li₂CO₃↓. 80°C에서 침전시켜 결정성을 높이고, 세척으로 나트륨을 제거한다. 순도 99.5% 이상의 배터리급 Li₂CO₃를 생산할 수 있다. LiOH·H₂O는 석회 침전법을 사용: Li₂CO₃ + Ca(OH)₂ → 2LiOH + CaCO₃↓. 생성된 CaCO₃를 여과 제거하고 농축-결정화하여 LiOH·H₂O를 얻는다. 순도 56-58% LiOH (이론값 58.8%)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공정 경제성 분석과 상업화 전략
리튬 선택적 용해 기술의 경제성은 기존 공정 대비 시약 사용량 감소, 공정 단순화, 부산물 처리비용 절감에서 주로 나온다. 기존 강산 침출에서는 H₂SO₄를 배터리 중량의 3-5배 사용하는 반면, 구연산 선택적 용해에서는 1.5-2배만 사용한다. 구연산 가격(톤당 1200달러)이 황산(톤당 100달러)보다 높지만, 사용량 감소와 중화 비용 절약으로 전체적으로는 20-30%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구연산은 생분해되어 폐수 처리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처리량 1000톤/년 규모의 경제성 분석에서 선택적 용해 공정의 CAPEX는 기존 공정 대비 25% 절감된다. 주요 절감 요소는 중화 탱크, 석고 분리 장치, 폐산 처리 설비의 불필요로 인한 것이다. OPEX는 시약비 절감(30%), 에너지비 절감(40%), 폐기물 처리비 절감(60%)으로 전체적으로 35% 절감된다. 리튬 회수율 향상(75%→92%)으로 인한 매출 증가까지 고려하면 투자회수기간이 5.2년에서 3.8년으로 단축된다.
시장 진입 전략은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1단계에서는 소형 배터리(스마트폰, 노트북) 재활용에 집중하여 기술을 검증하고 시장 신뢰를 구축한다. 소형 배터리는 수집이 용이하고 불순물이 적어 기술 적용이 수월하다. 2단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로 확장하되, 처음에는 end-of-life 배터리보다는 생산 스크랩에 집중한다. 생산 스크랩은 조성이 균일하고 오염이 적어 선택적 용해에 유리하다. 3단계에서는 대용량 ESS 배터리까지 확대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
기술 라이선싱과 합작투자(JV) 모델이 빠른 시장 진입에 유리하다. 기존 배터리 재활용 업체에게 선택적 용해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기술료와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또는 배터리 제조사와 JV를 설립하여 생산 스크랩 처리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장한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은 대량의 원료 확보와 시장 접근에 유리하다.
정부 정책과 규제 변화도 시장 기회를 제공한다. EU의 배터리 규정(2023년 시행)은 2030년까지 리튬 회수율 65% 이상을 의무화하여 고효율 기술의 수요를 창출한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재활용 관리 방법도 유사한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배터리 소재 리쇼어링 정책은 국내 리튬 공급망 구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특허 전략은 핵심 기술의 보호와 경쟁우위 확보에 중요하다. 선택적 용해 공정, 추출제 조성, 공정 조건 최적화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PCT 출원을 통해 주요 시장(미국, 중국, EU, 일본)에서 특허권을 확보하고, 계속 개선발명으로 특허 생명주기를 연장한다. 방어적 특허 전략으로 경쟁사의 특허 침해 소송에 대비하고,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해 특허 분쟁을 해결한다.
지속가능성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구사항 충족은 장기적 경쟁력의 핵심이다. 생애주기평가(LCA)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정량화하고, 기존 공정 대비 50% 이상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입증한다.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는 작업자 안전 개선, 지역사회 환경 보호, 순환경제 기여를 강조한다. 투명한 공급망 관리와 윤리적 소싱으로 ESG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배터리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슘이온 배터리의 전해질 선택과 계면 호환성 개선 방안 (0) | 2025.08.29 |
---|---|
전고체 배터리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 향상 메커니즘 (0) | 2025.08.29 |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극재 층간 구조 안정화를 위한 도핑 전략 (0) | 2025.08.29 |
고용량 리튬메탈 음극의 계면 안정화를 위한 인공 보호층 설계 (0) | 2025.08.29 |
리튬이온 배터리 잔존수명(SOH) 예측을 위한 머신러닝 모델 개발 (0) | 2025.08.29 |
배터리 팩 냉각시스템의 열관리 효율 극대화 기술 (0) | 2025.08.28 |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저온 성능 향상을 위한 도전재 설계 (0) | 2025.08.28 |
급속충전 시 리튬 덴드라이트 형성 방지를 위한 충전 알고리즘 최적화 (0) | 2025.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