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터리기술

전기차 배터리의 2차 사용을 위한 성능 평가 및 그룹핑 기술

잔존 용량 측정과 내부 저항 분석을 통한 배터리 상태 진단

전기차에서 회수된 배터리의 2차 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성능 평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잔존 용량(Remaining Capacity) 측정은 완전 충방전을 통한 직접 측정법과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을 이용한 간접 측정법으로 구분됩니다. 직접 측정법에서는 CC-CV(Constant Current-Constant Voltage)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0.1C 저율로 완전 충전 후 0.5C로 방전하면서 실제 방전 용량을 측정합니다. 이때 방전 종료 전압은 셀 종류에 따라 2.5-3.0V로 설정되며, 측정된 용량을 초기 정격 용량과 비교하여 용량 유지율을 계산합니다.

 

 

내부 저항 분석은 배터리의 전력 성능과 노화 상태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직류 내부저항(DCIR)은 펄스 전류 인가 시 전압 응답으로부터 계산되며, 일반적으로 10초간 1C 방전 펄스를 인가한 후 전압 강하량을 측정합니다. 교류 내부저항(ACIR)은 1kHz 주파수에서 측정되며, 이온 전도도와 전극 반응 저항의 합으로 구성됩니다. 건전한 배터리의 내부저항은 초기값의 1.5배 이하이며, 2배를 초과하면 심각한 노화 상태로 판단됩니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은 0.1Hz에서 10kHz 범위에서 교류 임피던스를 측정하여 배터리 내부의 다양한 저항 성분을 분리 분석할 수 있습니다. 나이퀴스트 플롯에서 고주파 영역의 실수축 절편은 옴 저항을, 중주파 영역의 반원은 전하전달 저항을, 저주파 영역의 직선은 워버그 임피던스를 나타냅니다. 등가회로 모델 피팅을 통해 각 저항 성분의 값을 정량화하고, 이를 배터리 노화 진단에 활용합니다. 특히 전하전달 저항의 증가는 활물질 손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용량 감소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방전 곡선 분석과 차등 용량 분석을 통한 노화 메커니즘 규명

방전 곡선의 형태 변화는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노화 메커니즘을 반영하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건전한 배터리는 매끄러운 방전 곡선을 보이지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특정 전압 구간에서 기울기 변화나 플래토 구간의 변형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변화는 활물질의 상전이, 리튬 이온의 확산 특성 변화, 그리고 부반응 생성물의 축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방전 곡선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기 위해 셰퍼드 모델이나 니니 모델 등의 전기화학 모델이 사용되며, 모델 파라미터의 변화를 통해 노화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

 

차등 용량 분석(DCA, Differential Capacity Analysis)은 방전 곡선을 전압으로 미분한 dQ/dV 곡선을 분석하는 기법으로, 배터리 내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dQ/dV 곡선의 피크는 활물질의 상전이와 대응되며, 피크의 위치, 높이, 면적 변화를 통해 각 전극에서 일어나는 노화 현상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흑연 음극의 리튬 삽입 단계는 특정 전압에서 뚜렷한 피크를 형성하며, 이 피크의 감소는 활성 리튬 손실(Loss of Lithium Inventory)을 의미합니다. 양극 물질의 상전이 피크 변화는 활물질 손실(Loss of Active Material)을 나타내며, 이를 통해 용량 감소의 주요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2차 사용을 위한 성능 평가 및 그룹핑 기술

 

차등 전압 분석(DVA, Differential Voltage Analysis)은 dV/dQ 곡선을 분석하는 상보적 기법으로, 특히 리튬 석출이나 SEI 층 성장 같은 노화 현상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 분석법들은 배터리의 건강상태(SOH) 추정뿐만 아니라 잔존 수명(RUL) 예측에도 활용되며,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결합하여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우시안 프로세스 회귀나 서포트 벡터 머신을 사용하여 DCA/DVA 특징과 배터리 수명 간의 비선형 관계를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다변수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이용한 배터리 그룹핑 전략

회수된 전기차 배터리들은 사용 이력, 노화 정도, 잔존 성능이 각기 다르므로, 효과적인 2차 활용을 위해서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배터리들을 그룹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룹핑에 사용되는 주요 변수로는 잔존 용량, 내부저항, 자가방전율, 임피던스 특성, 그리고 DCA/DVA 특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차원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PCA)이나 t-SNE 같은 차원 축소 기법을 먼저 적용하여 데이터의 복잡성을 줄이고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K-means 클러스터링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그룹핑 알고리즘으로, 배터리들을 K개의 클러스터로 분류합니다. 최적의 클러스터 수는 엘보우 방법이나 실루엣 분석을 통해 결정되며, 일반적으로 3-7개의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 실용적입니다. 계층적 클러스터링은 덴드로그램을 통해 배터리 간의 유사성 구조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단일 연결법이나 완전 연결법 등 다양한 연결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DBSCAN(Density-Based Spatial Clustering)은 밀도 기반 클러스터링으로 이상치 배터리를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어 품질 관리에 효과적입니다.

 

퍼지 C-means 클러스터링은 각 배터리가 여러 클러스터에 속할 확률을 계산하여 경계 영역의 배터리들을 보다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배터리 성능이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특성을 잘 반영하며, 그룹 할당의 불확실성을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 앙상블 클러스터링 방법은 여러 알고리즘의 결과를 결합하여 더욱 안정적인 그룹핑을 달성할 수 있으며, 합의 클러스터링(Consensus Clustering)을 통해 최종 그룹을 결정합니다. 그룹핑 결과의 검증을 위해서는 실루엣 계수, 칼린스키-하라바츠 지수, 데이비스-볼딘 지수 등의 내부 검증 지표와 함께 실제 성능 테스트를 통한 외부 검증이 필요합니다.

 

잔존 수명 예측 모델과 경제성 평가 프레임워크

배터리의 2차 사용에서는 투자 비용 대비 예상 수익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잔존 수명(RUL) 예측이 중요합니다. 물리 기반 모델은 배터리 내부의 전기화학적 현상을 수식으로 모델링하여 노화 진행을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으로, 단일 입자 모델(SPM)이나 의사 2차원 모델(P2D)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모델들은 물리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계산 복잡도가 높고 정확한 파라미터 추정이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모델은 배터리의 실제 노화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학습하여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최근에는 LSTM, GRU, Transformer 등의 딥러닝 모델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물리 모델의 해석력과 데이터 모델의 예측력을 결합한 접근법으로, 물리 모델로 기본적인 노화 경향을 예측하고 기계학습으로 모델링 오차를 보정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베이지안 추론을 활용한 불확실성 정량화도 중요한 요소로, 예측 결과에 대한 신뢰 구간을 제공하여 위험 관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우시안 프로세스나 베이지안 신경망을 사용하면 예측값과 함께 불확실성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보수적 또는 적극적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경제성 평가에서는 순현재가치(NPV), 내부수익률(IRR), 투자회수기간 등의 재무 지표를 사용하여 2차 사용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합니다. 비용 요소로는 배터리 회수, 성능 평가, 재조립, 안전 시스템 구축 비용이 포함되며, 수익 요소로는 에너지 저장 서비스, 주파수 조정, 피크 저감 등의 수익이 고려됩니다. 민감도 분석을 통해 전력 가격, 성능 저하율, 운영 비용 등의 변화가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몬테카르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불확실성을 반영한 확률적 수익률 분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된 배터리 테스트 시스템과 디지털 여권 구축

대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된 테스트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자동화 시스템은 배터리 핸들링 로봇, 다채널 테스트 장비, 환경 챔버, 그리고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로 구성됩니다. 배터리 핸들링 로봇은 6축 다관절 로봇팔을 사용하여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배터리 모듈을 자동으로 테스트 지그에 장착하고 전기적 연결을 수행합니다. 힘 센서와 비전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고 정확한 작업이 가능하며, 작업 시간은 수동 작업 대비 70% 이상 단축됩니다.

 

다채널 배터리 테스터는 64-128개의 독립적인 채널을 가지며, 각 채널은 0.1A-200A의 전류 범위에서 ±0.02% 정확도로 충방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 시스템은 전압, 전류, 온도를 1Hz-100Hz 샘플링 주파수로 기록하며, 테스트 중 이상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안전 차단을 수행합니다. 환경 챔버는 -40℃에서 80℃까지의 온도 제어가 가능하며, 습도와 진동 조건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의 배터리 성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여권(Digital Passport)은 각 배터리의 전체 생애주기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권에는 제조 정보, 차량 사용 이력, 성능 평가 결과, 그룹핑 정보, 2차 사용 현황 등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배터리의 추적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QR 코드나 RFID 태그를 통해 물리적 배터리와 디지털 정보를 연결하며, API를 통해 다른 시스템과의 데이터 연동이 가능합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누적된 데이터로부터 배터리 성능 예측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한 잔존 가치 평가가 가능해집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2차 사용 기술은 순환경제 구현과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술입니다. 정확한 성능 평가와 지능적인 그룹핑을 통해 회수 배터리의 잔존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보급 확산과 에너지 전환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입니다. 향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교하고 자동화된 배터리 재활용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