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강화 복합재료의 적층 구조와 압력용기 설계 원리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 구성요소인 수소저장탱크는 700bar라는 극고압 환경에서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해야 하는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합니다. 이러한 극한 조건을 견디기 위해 현재 Type IV 압력용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플라스틱 라이너 위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을 다층으로 감싼 구조로 설계됩니다.
탄소섬유 복합재료의 적층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섬유 배향각의 최적화입니다. 원주방향(90도), 나선방향(±55도), 축방향(0도)으로 섬유를 배치하여 후프응력과 축방향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킵니다. 특히 원통형 압력용기에서는 후프응력이 축방향응력의 2배로 발생하기 때문에, 원주방향 섬유의 비율을 높여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복합재료의 기계적 물성은 섬유 체적분율, 매트릭스 종류, 계면 접착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T700급 탄소섬유를 사용할 경우 인장강도는 4900MPa, 탄성계수는 230GPa에 달하며, 에폭시 매트릭스와의 조합으로 복합재 레벨에서는 인장강도 2000-2500MPa, 탄성계수 130-150GPa 정도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필라멘트 와인딩 공법과 수지전이성형 기술의 제조공정 최적화
수소저장탱크의 제조에는 주로 필라멘트 와인딩(Filament Winding) 공법이 사용됩니다. 이 공법은 연속섬유를 수지에 함침시킨 후 회전하는 맨드릴에 일정한 장력으로 감아 복합재료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입니다. 와인딩 각도, 섬유 장력, 수지 함침량, 경화 조건 등이 최종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들입니다.
최근에는 드라이 파이버를 먼저 감은 후 수지를 주입하는 수지전이성형(RTM, Resin Transfer Molding) 기술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기공률을 낮추고 섬유 체적분율을 높일 수 있어 더 우수한 기계적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진공보조 수지전이성형(VARTM) 기술을 사용하면 대형 탱크 제조 시에도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제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으로는 기공, 건조부, 섬유 물결짐, 층간분리 등이 있으며, 이러한 결함들은 탱크의 내압성능과 피로수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초음파 탐상검사(UT), X선 검사, CT 스캔 등의 비파괴검사를 통해 제조품질을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극한하중 조건에서의 구조해석 및 파손모드 예측 기법
수소저장탱크는 정상 사용압력의 2.25배인 1575bar의 파열압력을 견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구조해석이 필수적입니다.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복합재료의 이방성 특성을 고려한 응력분포를 계산하고, 다양한 파손이론을 적용하여 안전성을 평가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파손이론으로는 최대응력이론, 쯔아이-우(Tsai-Wu) 이론, 하신-로템(Hashin-Rotem) 이론 등이 있습니다. 특히 쯔아이-우 이론은 복합재료의 복잡한 응력상태에서 파손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이며, 파손지수(Failure Index)를 통해 안전여유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복합재료 탱크에서 주로 발생하는 파손모드는 섬유파단, 매트릭스 균열, 층간분리, 좌굴 등이 있습니다. 고압 환경에서는 후프응력에 의한 섬유파단이 지배적이며, 반복하중에서는 매트릭스 균열과 층간분리가 누적되어 최종 파손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점진적 파손과정을 모사하기 위해 연속체 손상역학 기반의 해석기법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압력순환시험과 극한환경 내구성 검증 프로토콜
수소저장탱크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험이 수행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수압시험에서는 1.5배의 시험압력(1050bar)을 10분간 유지하며 누설과 영구변형을 확인합니다. 파열시험에서는 파열압력이 최소요구값(1575bar) 이상인지 검증하며, 파열 시 탱크가 날카로운 파편으로 분해되지 않고 섬유다발 형태로 풀려나가는지 확인합니다.
가장 까다로운 시험은 압력순환시험입니다. 20bar에서 700bar까지 11,250회의 압력순환을 가하며 피로수명을 평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음향방출(AE) 모니터링을 통해 내부 손상의 진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누설량의 증가 추이를 관찰합니다. 시험 중 누설량이 허용기준을 초과하거나 파열이 발생하면 불합격 처리됩니다.
극한환경 시험에서는 -40℃에서 85℃까지의 온도순환, 염수분무, 화염노출, 총격시험 등을 실시하여 실제 사용환경에서의 내구성을 검증합니다. 특히 화재 시 탱크 내 압력이 급상승하는 상황을 대비하여 온도작동식 압력방출장치(TPRD)의 작동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소 침투현상과 재료 열화 메커니즘 분석
수소는 분자크기가 작아 고분자 매트릭스를 통해 침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재료 열화가 중요한 안전성 이슈가 됩니다. 수소 침투는 용해-확산 메커니즘을 따르며, 침투속도는 온도와 압력에 비례하고 재료의 결정화도와 가교밀도에 반비례합니다.
탄소섬유-에폭시 복합재료에서 수소는 주로 매트릭스를 통해 침투하며, 섬유-매트릭스 계면에서 확산이 가속화됩니다. 장기간 고압 수소에 노출되면 매트릭스의 소성화(plasticization)가 발생하여 탄성계수와 인장강도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소 블리스터링 현상으로 인한 계면 박리도 우려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수소 취화를 방지하기 위해 배리어 성능이 우수한 내층 라이너가 사용됩니다. 폴리아미드(PA) 계열 라이너는 수소 침투성이 낮아 널리 사용되며, 최근에는 다층 구조나 나노클레이 첨가를 통해 배리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라이너의 수소 투과도는 일반적으로 10⁻⁶ cm³·cm/cm²·s·cmHg 수준으로 관리되며, 이를 통해 연간 수소 손실량을 1%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수소저장탱크의 안전성은 설계, 제조, 시험의 모든 단계에서 종합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며, 특히 복합재료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향후 수소경제 확산에 따라 더 큰 용량과 높은 압력의 탱크 개발이 요구되고 있어, 신소재 개발과 함께 더욱 정교한 설계기술과 검증기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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